특정 자산이 현재 얼마나 저평가 혹은 고평가 되었는지를 측정하는 가치평가는 투자에 있어 매우 핵심적인 부분입니다. 전통 증권시장에는 가치평가에 대한 다양한 모형들이 존재하며, 대부분의 시장참여자들이 투자에 있어 해당 모형들을 참고해 의사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다분합니다. 암호화폐 또한, 비트코인의 탄생 이후로부터, Willy woo의 NVT ratio, 멧칼프의 법칙을 사용한 가치평가 모형등 다양한 가치평가 방식들이 제시되었습니다.

하지만, 비트코인 이후 10년이 지난 지금에도, 대부분의 암호화폐 시장 참여자들이 동의하는 가치평가 모형은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암호화폐 가치평가 모형의 부재는, 시장 참여자들이 특정 암호화폐의 내재가치를 합의하는데 어려움을 주고, 이는 곧 시장의 불안정성으로 이어집니다. 실제로 현재 많은 암호화폐 시장 참여자들은 주식과 같은 여타 자산 시장의 참여자들과 비해, 상대적으로 감정적인 방식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만약, 시장 참여자들에게 널리 인정받는 암호화폐 가치평가 모형이 생긴다면, 이는 암호화폐 시장의 성숙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전통 증권 시장에서 흔히 사용되는 PER(Price Earning ratio, 주가수익비율)에 대해 설명하고, 이를 기반으로 1) PER 밴드 차트 및 2) 주당순이익과 유사사업군의 PER을 활용한 가치평가 방법을 테라 네트워크 암호화폐인 루나(LUNA)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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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이란 무엇인가?

PER이란 Price earning ratio, 즉 주가수익비율로, 주가와 주당순이익(총 배당금/총 주식발행량)을 통해서 주식의 가치를 평가하는 방식입니다.

  • PER = 주가 / 주당순이익(EPS, Earning Per Share )

좀 더 쉽게 설명하면, 주가가 주당순이익(EPS)의 몇 배인지를 알려주는 지표입니다.

PER이 높다는 것은 기업의 EPS에 비해 주식 가격이 높다는 것을 나타내고, PER이 낮다는 것은 EPS에 비해 주식 가격이 낮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0_qthAuVpOD3vyOpQk.png<그림1. 삼성전자 PER / 출처 : 네이버>

보통 PER은 주가의 고평가 혹은 저평가 여부를 결정하는데에 자주 사용되는 지표입니다. 문제는, 특정 종목의 PER을 구하더라도 이 PER 값만 보고서는 저평가/고평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A 회사의 PER은 10이고, B 회사의 PER은 30일때, 단순히 A의 PER이 B의 PER 보다 낮기 때문에 A 회사의 주식이 B회사의 주식보다 저평가 되었다고 이야기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보통 PER을 그대로 사용하기 보다는, 해당 종목의 과거 순이익을 사용한 PER 밴드 차트를 활용하거나 혹은 같은 업종에 있는 회사들의 PER과 비교하는 형식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암호화폐에 PER 적용하기

그렇다면 암호화폐에 PER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요?

PER을 암호화폐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PER에서 사용되는 주가와 EPS(총 배당금/총 주식발행량)의 부합하는 적절한 대응값이 필요합니다. 이에 따라, PER을 도출하기 위한 3가지 기준을 도출하였습니다.

-PER 적용가능한 암호화폐

  1. 거래소에서 등재된 암호화폐

  2. PoS 기반의 블록체인 토큰

  3. 인플레이션에 따른 희석이 없는 암호화폐

첫번째는 거래소에 등재된 암호화폐여야 합니다. 거래소에서 등재된 암호화폐만이 거래가격이 형성되어, PER 계산에 핵심요소인 주가에 대응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일반적인 암호화폐 거래소는 종가가 없기 때문에, 특정 시점(자정 12시)에 따라 종가로 산정하여 계산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두번째는 PoS기반 블록체인이어야 합니다. EPS를 산정하기 위해서는, 주식배당과 유사하게 자산보유자가 본인이 가진 자산에 비례하여 보상을 받는 구조를 가진 암호화폐여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주식배당은 기업이 창출한 가치 중 일부가 배당금으로 분배되고, 이를 가진 주식의 비율에 맞게 나누어 갖는 구조를 가집니다. PoS 역시 이와 유사하게 네트워크 내 발생한 트랜잭션 수수료, PoW를 포함한 다른 합의기반의 블록체인들은 보상구조가 암호화폐 보유량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므로 적용대상에서 제외시켰습니다.

세번째는 토큰 인플레이션에 따른 희석이 없는 암호화폐가 적합합니다. 토큰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암호화폐는 PER계산을 위한 배당금의 적정가를 매기기가 어렵습니다. 인플레이션에 따라 보상(배당금)으로 제공하는 토큰의 공급량이 변화하여 가격에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예시를 통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A라는 POS 네트워크에서 B토큰(현재가 100원)을 스테이킹 했을 때, 연간 10,000개의 B 토큰을 인플레이션을 통해 지급한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이 때, 연간 100만원의 토큰 보상이 이루어진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현재가 100원은 10,000개의 토큰이 시장에 공급되기 전 가격으로, 인플레이션 이후 공급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100원보다 낮은 가격으로 형성될 수 있습니다. ( 그 외 가격을 주는 다른 요인들은 동일하다고 가정하였습니다.)

즉, 인플레이션에 따른 공급량 변화는 보상(배당금)의 가격하락을 유발할 수 있으며, 그 변화량은 여러 시장요소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PER을 산정 가능한 암호화폐에서 제외시켰습니다.

이 세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암호화폐는 대표적으로 테라 네트워크의 암호화폐인 루나가 있습니다. 루나는 테라 네트워크에서 스테이킹을 위해 사용되는 암호화폐로, 현재 많은 거래소에서 활발히 거래되고 있습니다. 테라 네트워크는 다른 PoS 블록체인들과 달리, 인플레이션을 통한 스테이킹 보상을 제공하지 않으며, 해당 보상은 트랜잭션 수수료(가스비 포함)로부터 창출됩니다.

-루나 특징

  1. 거래소에 등록

  2. PoS 기반의 블록체인

  3. 토큰 인플레이션에 따른 희석이 없음

3가지 기준외에 추가적으로, 테라 네트워크 대부분의 트랜잭션 수수료가 KRT, 즉 한국 원에 페깅된 스테이블 코인의 형태로 지불되어 EPS를 계산하기에 매우 적합합니다. 따라서 PER을 적용하기에 매우 적합한 암호화폐라고 할 수 있습니다.

PER 밴드 차트를 사용한 가치평가

이전까지 PER의 개념 및 암호화폐 적용가능 여부를 알아보았습니다. 이제 PER와 EPS를 바탕으로, 1) PER 밴드 차트 및 2) 예상 EPS와 유사사업군의 PER을 활용한 가치평가를 진행해 보겠습니다.

먼저, PER 밴드 차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0_qthAuVpOD3vyOpQk.png<그림2. NC 소프트 PER 밴드 차트 / 출처 : 네이버>

PER 밴드 차트란, 주가와 PER 선으로 이루어진 차트입니다. PER 밴드 차트를 통해서 과거 기업이 창출한 이익 대비 몇 배수에서 주가가 움직였는지 확인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주가가 기준을 잡고 있는 PER 밴드의 상단, 혹은 하단에 위치하는 것에 따라서 주가의 저평가, 고평가 여부를 판단하는 방식으로 가치평가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즉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재의 가치를 판단하는 가치평가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시를 잠깐 설명드리면, 근래 NC소프트의 주가는 PER 23.3의 주가와 ~ PER 28.2의 주가 사이에서 형성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만약 본인이 NC소프트의 적정 PER가 20이라고 생각한다면, 현재 고평가 되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PER 밴드를 통한 루나 가치평가를 하기 위해서, 루나에게 적합한 PER을 구하는 공식을 살펴보겠습니다.

-루나의 PER = 루나 개당 가격/(네트워크 KRT 보상/루나 보팅파워 )

PER 밴드 차트 작성을 위해서는 해당 종목의 과거 주가 데이터, 해당 종목의 과거 EPS 데이터, 이 두 가지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테라 네트워크는 메인넷 이후 1년이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과거 EPS는 테라 네트워크의 월간 KRT reward를 연간화하여 계산했습니다. 또한 보팅 파워는 용이한 계산을 위해 220,000,000 루나가 스테이킹 된 것으로 고정하였으며, 검증자 커미션 수수료(Validator Commission fee와 슬래싱 리스크(Slashing Risk)는 PER 계산에서 배제하고 진행했습니다. 또한 1 KRT = 1 KRW로 가정했습니다.

-가정 사항

  1. KRT Reward를 연간화 (테라 자료 제공)

  2. 보팅파워 220,000,000 루나(스테이킹)로 고정

  3. 검증자 커미션 수수료와 슬래싱 리스크 제외

  4. 1 KRT = 1 KRW

(본 계산에 필요한 모든 자료는 리서치 파트너인 테라에서 제공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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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3. 루나 PER 밴드 차트 >

위 가정들을 바탕으로 작성한 루나의 PER band 차트를 보면, 현재 루나의 가격이 PER 밴드의 하단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해당 PER 밴드는 과거에 PER수준을 근거로 나누었습니다.) 즉, 루나의 과거 PER수준과 비교하여 지금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매우 저평가 된 상황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루나의 과거 데이터에 기반한 상대적인 분석입니다. 만일 과거 루나의 가격이 매우 고평가 되었었다면, 현재 가격이 PER 밴드의 하단에 있더라도, 여전히 고평가된 상황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루나의 과거 PER 값들을 보면, 6월에 PER 4000, 7월에 PER 2000, 8월에 1000, 9월에 500, 10월에 250으로, 매우 높은 것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물론 PER 값만 보고 해당 종목의 저평가/고평가 여부를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나의 과거 및 현재 PER들은 증권 시장(코스피 평균 PER 14, 나스닥 21) 에 빗대어 볼때, 매우 높은 PER 값입니다.

따라서 루나의 PER 밴드 차트에서 알 수 있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이외에도 본인이 PER를 판단하는 기준에 따라 다채롭게 평가가 가능합니다.)

  1.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볼 때, 루나 현재 가격은 과거 가격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 된 상황이다.

  2. 하지만, PER 밴드의 범위를 보았을 때, 현재 가격이 절대적으로 저평가라고 이야기 하기는 어렵다.

예상 EPS를 사용한 가치평가

이번에는 주당순이익과 유사사업군의 PER을 토대로 가치평가를 해보겠습니다. 12월에 진행될 예정인 테라 네트워크의 Columbus-3 하드포크 기준으로, 루나의 EPS와 테라 네트워크와 유사한 사업군에 있는 종목들의 PER값을 곱하여 루나의 가격을 예측해보겠습니다. 해당 분석은 유사한 사업군에 있는 종목이라면, 결국 비슷한 PER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합니다.

해당 가치평가 방식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루나의 주당 순이익 산출 : (연간 KRT reward) / (루나 보팅파워)

  2. 루나 적정가 예측 : (루나의 주당순이익) X 유사 사업의 PER

*해당 식은 “PER = 루나 적정가(예측값) / 루나 주당순이익”을 이항

먼저, 루나의 EPS를 산출하겠습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KRT 보상을 루나 보팅 파워로 나눈 값입니다. 이 때, KRT 보상은 KRT 트랜잭션 볼륨에 Tax rate를 곱한 값이므로 식은 다음과 같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

Luna EPS = KRT reward / Total voting power

KRT reward = KRT Tx volume * Tax rate

따라서, LUNA EPS = ( KRT Tx volume*Tax rate ) / 총 보팅 파워)

대응값을 하나씩 구해본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KRT Tax Volume은 테라 네트워크의 11월 기준인 (65,714,858,386 KRT) 기준으로, Tax Rate는 Columbus-3 하드포크 기준인 0.5%로 산정하였습니다. 이 때, Tx volume의 성장률에 따라 3가지 시나리오로 나누어 계산해보겠습니다.


0_qthAuVpOD3vyOpQk.png<그림4. 루나 Scenario 1,2,3 >

시나리오 1은 Col-3 이후, 테라 네트워크의 월간 KRT 트랜잭션 볼륨이 11월의 KRT 트랜잭션 볼륨과 동일하다고 가정합니다. 시나리오 2에서는 Col-3 이후, 테라 네트워크의 월간 KRT 트랜잭션 볼륨이 10% 증가한다고 가정합니다. 마지막 시나리오에서는 테라 네트워크의 월간 KRT 트랜잭션 볼륨이 35% 증가한다고 가정합니다. 해당 가정에 따른 시나리오 별 EPS는 다음과 같습니다.


0_qthAuVpOD3vyOpQk.png<그림5. 루나 Scenario 별 Tx volume, Tax Reward, EPS >

이제 시나리오별로 나온 주당순이익(EPS)를 토대로, 유사사업의 PER를 곱하여 루나 적정가를 계산해보겠습니다. PER값은 테라 네트워크와 유사한 결제 산업군에 속해 있는 Paypal, Mastercard, Visa의 PER을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는 각각 47.33, 39.33, 33.37입니다. 해당 PER을 시나리오별 EPS에 곱한, Columbus-3 하드포크 이후 예상 루나 가격은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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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5. 루나 Scenario 별, 유사 산업군 PER 기준 루나 예측가>

이것은 한 가지 예시이므로 해당 PER외에도 본인이 설정한 다른 기준에 따라 적정 PER를 선정하여, 루나 가격을 예측해보는 것이 가능합니다.

맺으며

이번 글에서는 전통적인 가치평가방법인 PER이 무엇이며, 이를 암호화폐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테라 네트워크의 루나를 통해 알아보았습니다. 앞서 언급 드렸듯이, PER은 주식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지표이기 때문에, 적용가능한 암호화폐도 제한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평가가 적절한지는 여전히 많은 의문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ER와 같은 전통적인 가치평가 방식을 암호화폐 적용해보는 것은 흥미롭다 생각합니다.